웅얼 중얼 칭얼

by 바스락
정운찬 총리

심대평, 이회창과 삼각 치정극을 연출하던,
가카께서  놀랄만한 카드를 던졌는데, 요 카드 심상찮다.
충남에 대한 안쓰럽기까지한 애정공세가  
자그만치 정운찬 총리!

그 카드를 덥썩 물은 정운찬도, 닭 쫓던 개된 민주당도
구당의 마음으로 이인제 혹은 피닉제 부활의 멍석을 깔은 이회창과 잔뜩 토라진 심대평까지
그야말로 재미있는 판을 청와대는 한방에 만들어냈다.

앞으로야 더욱 혼란스런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테지만,
나머지 분들과 당들이야 워낙에 그런 분들이라 그렇다 치더라도.
덥썩물은 정운찬에 대해선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정운찬이야 대선 때 민주당, 한나라당 양손에 떡 쥐고 간보기 하다 답 안나와 때려친 이후로는
그의 스탠스야 온 세상에 드러난 것이었지만.

오늘 총리 임명 소회를 듣자니 해도 해도 이건 좀 많이 갔다.

`대운하는 반대하지만, 4대강 사업은 반대하지 않는다.'

이거 예전에 유행하던 그 시리즈랑 다른게 뭐지.
OOO은 했지만,  OOOO는 하지 않았다. 이런 류랑.

'이명박 대통령과, 나는 경제시각차 없다.'

이 양반이 정신 줄을 놓은게 확실하다. 그래도 경제학자 정운찬이었는데.
케인즈 밀었던 거 아니었어? 아니라고 쳐도 이명박이랑 엮는 건 당신 인생 한방에 무너뜨리는 건데.
스스로 이룩한 학문적 소양, 성취 이상의 가치가 당신의 정치판에 있다면 존중은 해드려야죠.
다양성의 시대니까.

"4대강 사업 쉽게 반대할 사안 아니다"

누구는 쉽게 반대했나. 다들 어렵게 반대하고 있는데.
 
"4대강 사업은 수질개선이라는 목표가 있고 청계천 컨셉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친환경적으로 만든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쯤되면 막가자는 건데, 청계천 컨셉이면
온 국토가 쥐로 들끓는 나라를 원하는 건지,
물길위에 콘크리트 발라 모터로 물 끓어올리는 그 시스템을 친환경적이라 부르는 건지.

권력이 무섭긴 무섭구나.
합리적 보수주의자의 뇌를 비우는데 하루가 안 걸리는 구나.

예전에 어륀지 인수위원장 시절,
"자꾸 어륀지, 어륀지 하니까, 새우깡에서 어린 쥐가 나오는 거 아닙니까."
라고 위트있게 일갈하던 그 시절은 영원히 안녕.

당비만 찔끔 내고 나몰라라 하는 주제에 정치권은 돌아보지도 않으려다가



by 바스락 | 2009/09/03 17:54 | 트랙백 | 덧글(0)
고양이 두마리

아버지는 연세가 많으세요.

6.25를 청소년기에 겪으셨지요.

레드-콤플렉스도 가지고 계시기도 해서, 한나라당 열혈 지지자를 자처하시지요. 이건 다른 얘기지만.

 

아버지가 어렸을 때 모든 사람들이 그랬겠지만, 가난하셨기에 변변한 먹을 거리가 없었다고 해요.

애지중지 토끼 한 마리를 키우셨는데, 어느 날 집안에 손님이 온 이후론 볼 수 없었다고 해요. 흔한 얘기지요.

그리고 아버지는 동물을 키우지 않으셨어요.

 

아버지는 저희 남매를 늦게 보셨어요.

마흔이 훌쩍 넘어 낳은 자식들이 원하는 건 뭐든 해주고 싶어하셨죠.

초등학교 때였을 거에요, 누나와 전 개를 키우고 싶으니, 사달라고 졸라댔어요.

다른 때와는 다르게 아버지는 결단코 반대하셨어요. 함부로 정 주면 안 된다고.

 

커 갈수록 동물엔 관심이 없었어요.

가끔 친구의 집에 있는 개들을 마주하기도 했지만,

쓰다듬거나 감탄사를 내뱉지 않았어요. 나오지도 않았고.

 

그리고 26살이 되었어요.

친구가 고양이를 선물했지요. 정확히는 곤란한 처지 탓에 떠 넘긴 것이 맞겠지만.

노란 줄무늬의 2개월도 되지 않은 아기 고양이였어요.

처지가 곤란한 아기 고양이와 친구도 돕고,

연로하신 아버지의 낮 시간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야말로 일석이조라 판단한 것이지요.

 

문제라면 평소 아버지는 고양이를 싫어하셨어요.

보통의 어른들 반응처럼요.

 

무작정 집으로 가져왔어요.

아버지는 생각만큼 거부하시지는 않으셨어요.

눈이 무섭다, 징그럽다, 의뭉스럽다 등등 뭐라 뭐라 하셨지만, 싫은 기색은 아니었어요.

작고 귀여운 수컷 고양이는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어요.

`아사야라는 이름을 주었어요. 작고 독립적인 소년으로 자라라는 마음으로.

아버지는 `아사야라는 이름 대신 `나비라고 부르시더군요.

그렇게 작고 귀엽던 수컷 고양이는 무럭무럭 자라 세 살이 되었어요.

이젠 고양이라는 말이 민망할 만큼, 거대한 괴물이 되어있지요.

`아사야 `나비도 아닌 `나방이란 이름으로 개명한 채로.



_

.

저희 회사는 서교동에 위치한 가정집을 개조한 2층 건물이에요.

옥상으로 올라가서 담배도, 농땡이도 피울 수 있는 회사지요.

 

작년 유월이었어요.

더워지는 계절 탓에 옥상을 올라가지 않았었는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동네에 워낙 길고양이가 많이 다녀서, 밖에서 우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올라간 옥상에서 아기 고양이가 놀라 도망치는 모습을 목격한 거에요.

 

2층짜리 건물 옥상에 홀로 있는 아기고양이라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지요.

이해할 수 없어도, 눈으로 봤으니 믿는 수 밖에요.

저희 회사 옆과 뒤로는 오피스텔과 다세대 주택이 있어요.

혼자 유추한 바로는 아마 누군가가 창문으로 버린 것 같았어요.

어미 고양이도 올라올 수 없는 높이인데다, 주변에 디딜만한 것도 없고.

옥상 바닥에 널 부러져 있는 짬뽕에 들어있을 만한 해삼과 쭈꾸미도 보이고, 싸구려 프레스햄도 있는 걸 보면. 확신할 수 있었어요.

 

삼색 얼룩이인 옥상고양이는 그렇게 저희 회사 옥상에서 삶을 시작했어요.

`나방이 쓰던 화장실과 모래를 가져오고, 대용량 사료를 하나 주문했어요.

차양막 겸 비 가리개를 단 나무 상자를 만들어, 집도 마련해줬지요.

여기서 원기 회복해서, `발정 날 나이가 되면 알아서 나가겠지라고 생각했어요.

관계는 나쁘지 않았어요. 저는 후원자 노릇을 충실히 했고, 옥상고양이는 나날이 커갔어요.

모래가 떨어지면, 나방이 쓰던 모래를 집에서 공수해 왔어요.

한가지 원칙이 있었다면, 만지지 말자는 것 이었어요.

물론 옥상고양이도 저의 손을 허락하지 않았고요.

 

제법 긴 시간이었어요.

올해 3월까지였으니까요. 9개월이었네요.

겨울이 지나고, 녀석은 발정이 온 것 같아 보였어요.

울어대기 시작했지요. 인근 주민들의 신고가 들어왔어요.

사무실로 찾아온 주민들에게 사과를 했지요.

이래 저래해서 이렇게 되었고, 방법을 강구하겠다.

사실 방법은 없었어요. 어느 순간부터 전 옥상고양이의 용단을 바랬어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봄의 기운이 물씬 나기 시작하던 어느 날,

옥상에 올라가 변을 치우기 위해 화장실을 뒤적거리고 있었어요.

갑자기 울음소리가 들리고,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자

옥상고양이가 난간에서 저를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리고 짧게 두 번 울고는 뛰어내렸어요.

그렇게 옥상고양이는 길고양이가 되었어요.

 

그리고 한동안 볼 수 없었어요.

가끔 1층 주차장에 사료를 놓았지만, 얼룩이가 아닌 다른 고양이들이 양껏 배채우고 사라졌어요.

그리고, 6월쯤 야근하고 퇴근하는 길에 얼룩이를 볼 수 있었어요.

자그마한 체구에 정신 없는 얼룩덜룩, 여전하더군요.

노변에 난 풀을 뜯어먹고 있었지요.

짠 한 마음에 가방에 있던 천하장사 몇 개를 잘게 잘라 던져 줬어요.

이걸 좋아했었거든요.

 

그 후에도 볼 수 없었어요.

8월이 되기 전 까지는.

 

8월이 되자, 얼룩이는 자주 보였어요.

저희 회사 근처로 생활터를 옮긴 것 같았어요.

반가운 마음에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에 사료와 물을 놓기 시작했어요.

얼룩이는 매일 오후에 계단으로 찾아와서 밥을 먹고 일광욕을 양껏 즐기다 사라졌지요.

가끔 밥이 없으면 문 앞에 까지 와서 울기도 했어요.

반가웠어요.





그런데 저번 주부터 놓아 둔 사료가 줄어들지 않았어요.

일 하다가 창 밖을 보면 어슬렁대긴 하는데, 이상하게 계단으로 올라서진 않았어요.

왜 그럴까 궁금해서 녀석이 사라지는 골목에 밥을 놓아두었지만,

엄한 놈들이 다 먹어 치우더군요.

 

그리고, 어제 저녁 미팅을 위해 분주히 나가다가 얼룩이를 보았어요.

옆 오피스텔의 쓰레기더미에서, 비닐봉지에 들어있었어요.

얼굴은 볼 수 없었지만, 혼란스러운 뒷다리와 꼬리, 유독 작은 발을 보며 얼룩이임을 확신했어요.

당황스러웠어요.

 


오늘 아침, 여전히 쓰레기 더미 위, 검은 봉지에서 녀석의 발이 보였어요.

봉지를 안았더니, 파리가 윙윙거리며 도망치네요.

몰래 회사 바로 옆 건물 나무 밑에 땅을 파고 얼룩이를 묻었어요.

 

누구의 말처럼 세 번째는 아니 만나는 게 좋았을지도 몰랐다는 생각이 들어요.

 

 

by 바스락 | 2009/09/02 11:22 | 일상 | 트랙백 | 덧글(4)
2009년 2월 12일

술을 마셨다.
많이 마셨다 생각치 않았는데, 취해 버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안에서 의미 없는 단어들을 던지고 받았다.
집에 들어와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5분도 되지 않아 꺼버렸다.
시디플레이어를 켜 Travis의 음악을 듣는다.
새로운 앨범을 귀에 익혀 놓아야 한다.
그래야 3월 1일 공연을 더 즐길 수 있을테니까.
기왕 듣는김에 가사도 외우면 좋겠지.
맞다. 오늘 나는 안녕을 말했지. 
그런데 공연 생각을 하고 있네.
한심한 지렁이 같은 놈.

아무렇게 들어차는 빗물처럼
어지러워진 머리와 몸을 침대위로 내던지고 슬그머니 이불을 덮는다.
잠이 들었다.

6시 30분쯤 알람소리를 듣는다.
아직 3시간 밖에 잠들지 못했는데,
시계는 배려를 모른다.
내 편이 아니다.
눈도 뜨지 않은 채, 적확한 손놀림으로 시계를 꺼버린다.
핸드폰을 찾는다.
수신목록을 연다.
익숙한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이내, 사장님의 전화번호를 찾는다.
그리고 발신 버튼을 누른다.
" 사장님, 제가 어제 술을 많이 먹었습니다. 죽겠습니다. 오후에 출근하겠습니다."
" 그래, 몸 조리 잘하고 이따 보자."
" 네."
사장님은 좋으신 분이다.
확실히 그렇다.
의심의 여지 없다.

나는 잠이 든다.
그리고 10시 즈음 몸을 일으킨다.
세수를 한다.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씻지도 않고 잤다.
그럴 수도 있다.
더럽지만 그럴 수도 있다.
면도를 하고 머리도 감는다.
화장실은 나서는 길에 걸레를 들고나와 방을 훔친다.
쓱싹 쓱싹
옷을 입는다.

머리에 왁스를 바르고
다시 화장실로 가 손을 씻는다.
그리고 걸래를 빤다.
검은 물이 나온다.
더럽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걸래를 짠다.
쭈욱 쭈욱
물은 잘도 나온다.

빛 드는 다용도 실에 걸래를 널었다.
다 짜낸 줄 알았는데
물이 떨어진다.
뚝, 뚝

나는 집을 나선다.

집 앞 고등학교는 졸업식을 한다.
아이들은 밀가루를 허옇게 뒤집어쓰고 뛰어다닌다.
`어이 내게 가까이 오지마. 나는 새 옷을 입었는데.'
속으로 중얼거리며 그들과의 간격을 넓힌다.

하늘엔 해가 보이지 않는다.
습한 바람이 분다.

가슴에 무언가 내려 앉아, 호흡을 곤란케 한다.
비가 올 것 같다. 

by 바스락 | 2009/02/12 17:55 | 일기 | 트랙백 | 덧글(0)
어른











거리다.

길을 걷고 있었다. 여느 때처럼 무감한 몇 개의 시선을 북적대는 거리로 보내고, 하릴없는 발자국이 계속 된다. 이런 고즈넉한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거리 따위 시간 따위 그리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안다. 서서히 잠식되는 어른들의 세계를 만난다. 언제부터였을까? 입으로만 소년, 소녀를 논하고 사고와 행동은 어른에 가까워진다.

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고 싶다면, 입을 닫아주길 바란다. 그런 얘기를 듣고 동의 받고 싶어 타이핑을 치는 게 아니다. 나는 무언가를 아는 척 행동을 하며, 누군가를 비아냥대기도 한다. 다분히 정치적인 멘트를 남발하기도 하고, 점점 살이 찌고 있다. 배를 가르면 무엇이 나올지 나는 알고 있다. 원했던 삶은 이런게 아니었다. 마른 눈물이 흐른다.

나는 청춘을 말하고저 하는 것이 아니다.
 

by 바스락 | 2008/07/04 18:12 | 일기 | 트랙백 | 덧글(0)
where are you.

지하철 승강장 한켠, 벤치위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다.
초점을 놓친 무감한 시선의 응시속에서 무의미한 시선이 몇번인가 오가고, 

아스라한 적막을 뚫고 전철이 도착하였다, 
한 여자가 내린다.
무감한 시선들속에서 또렷하게 속삭이는 그녀의 눈과 나의 눈이 마주치고
그녀는 눈과 입가에 아릿한 미소를 머금은 채 다가온다.  

`내게 오는 거야`
개연없는 생각이 앞서고, 생각에 확신을 갖게된 그녀의 두번쨰 `또각 또각` 왼쪽 귀에 걸린 리시버를 빼내어 그녀에게 시선을 고정시킨다.
그녀는 성큼 성큼 다가와 옆자리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발갛게 물들은 입술이 열리고, 그녀가 말을 건네었다.

"무슨 음악 듣고 있어요? 난 챗 베이커를 좋아해요. 그의 음율은 평온에 빠지게 해요. 낮은 침울위에서 유영해내는 평온함. 당신의 귓속에서 흘러나오는 음율이 챗 베이커였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요, 아니라면 별 수 없지만.."

하지만 내 귓속에선 쳇 베이커가 아닌 DJ Soulscape 두번째 앨범의 다섯번쨰 트랙이 흐르고 있었다.

"쳇 베이커를 좋아하진 않아요. 즐겨듣지도 않죠. 즉흥성과 진정성의 의미를 알기엔 저는 어리기만 해요.
지금 흐르는 음악은 `where are you.`에요. 그리고 당신이 제 옆에 다가와 앉았고요. 당신과 얘기하고 싶어요. 감각적이지도 세련되지도 못하지만, 눈이 마주하고 내게 걸어오는 모습을 보며 당신이라 생각했어요."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Here I am."  
by 바스락 | 2006/01/20 23:46 | 어느 상상을 두드림 | 트랙백 | 덧글(0)
푸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글루스라는 공간을 찾아 가입버튼을 누른다.
행위에 어떠한 목적이나 필요는 없다.
당연케도 개연성따위도 없다.

12월1일이 되었고, 하늘에선 눈이 잠시나마 내렸다고 한다. -구경도 못 했지만-
12월이 되었건 눈이 내렸건
설사 지렁이가 쏟아져 잠수교를 덮었다 해도 그닥 놀랄일은 아니다.  

난 스물 다섯의 마지막 한달을 남겨놓았고.
말인 즉 스물 여섯이라는 나이까지 한달의 유예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감흥없다.
스물여섯도.
by 바스락 | 2005/12/01 22:21 | 일기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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